2026. 4. 18.

Alone or Together

홀로훈련 혹은 함께훈련

우리는 각자의 삶을 짓는 사람들.
어떤 날은 혼자서 묵묵히 벽돌을 쌓아야 하고,
어떤 날은 누군가와 함께 지붕을 올리기도 한다.

이곳은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내가 나로서 온전히 서기 위한 '홀로'의 시간과,
타인과 연결되어 외연을 확장하는 '함께'의 시간을 위한 곳이다.

TRAINING ALONE

홀로훈련 :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시간

"내 삶을 지탱하는 것은, 홀로 있을 때의 시간이다."

남이 아닌, 오직 나 자신을 납득시키기 위해 몰입해 본 적이 있는가? 도면의 선 하나를 긋는 일도, 매일 먹는 한 끼의 밥을 짓는 일도, 내 마음을 글로 옮기는 일도 마찬가지다.

홀로훈련은 나만의 속도와 리듬을 찾는 과정이다.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한계를 마주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훈련. 그 고독의 시간이 쌓여 비로소 당신이라는 사람만의 결이 만들어진다.

TRAINING TOGETHER

함께훈련 : 우리가 되어 넓어지는 시간

"혼자서 지을 수 없는 것을, 당신과 함께 지어간다."

아무리 단단한 사람이라도 혼자서는 극복 못할 사각지대가 있다. 나의 한계를 공유하고, 타인의 지혜를 빌려와 내 삶에 섞어보는 일. 그것이 함께훈련의 본질이다.

때로는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서로의 속도를 맞추고, 때로는 서로의 결과물을 읽어주며 더 나은 방향을 고민한다. 혼자일 때보다 더 멀리, 더 깊은 체험을 함께 하는 즐거움. 우리는 서로를 통해 나라는 존재가 더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흩어진 훈련의 기록들을 한곳에 모은다.
건축가의 방식으로, 공간과 몸과 감각과 사유와 삶을 설계하는 법을 기록한다.

공간을 설계하다

#1

주방에 숨 불어넣기

건축가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제 주방을 설계한 이야기. 비움으로 공간이 살아난 과정.

#2

양평 가상 프로젝트 — 건축법규 씨름기

극난이도 케이스로 시작한 소형 주택 설계 훈련. 농지법과 수변구역 규제 앞에서 막히고 뚫린 과정.

몸을 설계하다

#3

생‑물‑불 로테이션 훈련 설계

기능사 8종을 위해 고안한 식재료 중심 로테이션 훈련 시스템. 건축가의 방법론이 요리에 들어온 순간.

#4

정시 스쿼트, 뛰어다니기, 요가 — 몸을 일상에 심는 법

거창한 운동 계획이 아니라 일상의 틈에 움직임을 설계하는 방식. 몸이 먼저 알아챈 것들의 기록.

감각을 설계하다

#5

선 하나, 소리 하나, 문장 하나 — 감각 훈련의 기록

드로잉, 악기와 노래, 언어. 손끝과 귀와 입으로 세계를 다시 읽는 훈련들.

사유를 설계하다

#6

읽고 반응하고 기록하는 훈련

몽테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노자, 소크라테스, 세계사, 소설. 책이 건드린 것들을 붙잡아두는 방식.

삶을 설계하다

#7

홀로훈련 계획표를 설계하는 법

AI와 함께 분야별 즉각적 피드백 구조를 만드는 과정. 거대한 완성 대신 오늘의 가시적인 한 컷.

2026. 4. 16.

홀로훈련 #2 - 다시 초보가 된 마음으로

건축 일을 꽤 오래 했다. (여전히 프로인진 모르겠다..)


도면 치고, 법규 검토하고, 공무원과 씨름하며 인허가 절차 밟고, 현장을 관리했다.

그 과정을 거치면, 하지 말라고 해도 익숙치 않았던 과정의 일부분이 되어 자동으로 스미게 된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상의 프로젝트로 시작해보려니 달랐다.

가상의 클라이언트, 가상의 땅, 그래서 잘못 조사한다고 해도 아무 상관없는, 연습일 뿐이었으나,

막상 법령을 뒤져보니 버벅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AI에게 법규와 인허가에 관련된 내용이란 내용은 다 토해내게 만들었는데,

막상 정리해준 것에 일말의 의심이 일어 하나하나 체크해 나가고 있었다.

뭐하는가 싶었다.


그러다 뭔가 이상한 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하나는 주차대수 산정에서 였다. AI가 "50㎡ 이하는 주차 의무 없음"이라고 했는데, 표 하단 주석엔 주택과 다른 용도가 혼합될 경우 기준이 달라진다고 나와 있었다. 순간 AI에 대한 신뢰가 일부 무너졌다.


이 가상의 땅의 조건은 너무나 까다로웠다.

수변구역 내 외지인 신축 제한. 농지위원회 심의. 거주 요건. 등등. 이건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조건의 문제여서, 여기에 충족이 안되면, 그냥 집 못 짓는 거다. 


가상의 프로젝트이긴 하다. 그래도 뭔가 답답했다. 진짜 프로젝트인 것처럼.

민법 242조에 대지 안의 공지 관련 조항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역시 법규의 세계란.. 10년이 넘는 건축인에게 여전히 '그' 세계는 너무나도 광활하여 까마득하다. 


뭐, 홀로훈련일 뿐이다. 그렇다고 대충 해보려는 심보는 아니다.

결과를 내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익숙했던 것도 초보처럼 다시 낯설게 보려 함이다. 그 자체로 성과가 되리라 희망한다.


설계의 디테일한 과정은 archStudy에서..

홀로훈련 #1 주방 뒤집기

이 글의 시작은 여느 때의 블로그 기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은 홀로훈련에 대해 처음 언급했고, 나아가 함께훈련에 대한 소망으로 끝맽음 되었다.

그리하여 새로이 또! 메뉴(카테고리)를 신설하였으니,...
그 이름하야 '홀로훈련 혹은 함께훈련' 이다 'Alone or Together'

그 첫번째 글로 hharchDesign에서 진행한 hharchKitchen의 첫 프로젝트, hh주방 리모델링의 '훈련'과정에 대해 기록하려고 한다.

그동안 사회에서 건축가로 일하며 했던 내내의 고민은 어떻게 클라이언트의 갈증을 해소시키느냐 였다. 그들을 위해 고민하고 고민해왔던 연속이었다.

사회에서 돌아와 잠시 쉬며,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던 때였다.
이 때까지의 주방은 그냥 너무 당연한 일상의 공간이어서 허름하고 낡았다할지언정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지나갈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8종의 기능사 준비를 시작하니... 그 답답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손질된 재료들을 놓을 곳이 없어서 싱크대 좌측 그릇건조트레이 위에 아슬아슬하게 재료가 담긴 접시 몇벌을 겹쳐 올려두곤 했었다. 이것도 여의치 않으면 가스레인지 중 남은 화구 자리 위에 넓은 접시를 올려놓고 임시작업대로 썼었다. 한·중·양·일·복어까진 이렇게 버텼다. 하지만 제빵·제과·떡제조는 주방바닥이 내 작업대 중 하나였다.
어쨌든 당장 이 주방을 뒤집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참아낼 수 밖에 없었다.

자격증을 다 따고, 건축현업으로 돌아가는냐 마느냐 방황하던 시기, 나만의 비즈니스를 구상하던 시간 동안, 그동안 참고 참아 차마 울분을 토해내지 못했던 그 대상에게 칼을 뽑아 들었다. 아니 줄자를 뽑아 들었다. 


냉장고의 폭과 깊이, 조리대의 길이와 높이, 싱크볼의 깊이. 곳곳의 치수를 최대한 적어 내려 갔고, 캐드로 다시 옮겼다. (실측이란 작업이 다 그렇지만, 빠진게 있어 세네번은 더 주방과 컴퓨터 앞을 오갔다.)
역시나 느꼈던 대로 도면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니 심지어 안봐도 뻔했다.
작업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새로운 공간을 확보하려고, 캐드안에서 여러 기구와 가구들을 테트리스 옮기듯이 해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뭔가를 한가지라도 삭제를 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정리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결과물 확인은 여기서 하면 된다.